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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니콜키드박 238 reads 0 votes 2012/01/24 09:02 http://www.askdream.com/112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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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계신 할머니는 이제 눈도 제대로 못 뜨신다.
나를 알아보는 기대보다는, 이제 나를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찾아뵈얄 것 같다.

 

서울 올라오기 전, 혼자 찾아뵌 요양원에서
한참을 할머니 얼굴만 보고 있으니, 간병인이 나를 위해
할머니를 흔들어 깨워주셨다.

5초 정도, 나를 바라보는 눈가에 물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내 손을 찾아 꼭 쥐었다, 폈다, 쥐었다, 폈다는 반복하셨다.

아직 살아있음에, 너를 반가워함에 대한 표시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도,
손 하나 쥐는 것도 힘겨워하는 할머니 앞에서
사탕을 까드릴 수도, 말을 시킬 수도 없는 상황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만 잡았다 폈다를 반복했다.

 

내가 유치원 들어가기 전엔
맞벌이 부모님보다 할머니댓에서 할머니 손에 키워졌었다.

그때 할머니가 곧잘 노래를 가르쳐주곤 하셨는데
내 기억속에 또렷이 남아있는.
그래서 할머니 앞에서 곧잘 불렀던 찬송가가 있다.

조카 총총이를 재울 때, 그때도 종종 부르게 된 노래를
물기 가득한 얼굴로 내 손만 잡고 계시는 할머니께 불러드렸다.

 

주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내 짐을 풀었네
주님을 찬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할머니가, 엄마가, 그리고 내가, 총총이가
모두 예수를 믿어 새삼 너무 감사한 날이었다.


+
할머니 침대 옆엔, 할머니보다 더 늙고 병든 할머니가 있었는데
오늘 가보니, 그 침대에 다른 할머니가 누워 있었다.

돌아가신 건가.

돌아와 엄마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병원으로 옮겨지긴 했는데, 생사는 모른다했다.
요양원에서만 그렇게 8년을 누워계셨다 한다.

 

삶, 혹은 존재 자체의 의미에 대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읽으며, 기차 안에서 생각해보았다.

내 생각엔 모순이 분명 있었다. 입으로는 그렇게 8년을 누워계신 할머니의 삶을 과연 무의미하다 할 수 있을까.

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내가 그 순간이 되면 나는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리 선생님처럼, 죽는날까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아주 극소수일 뿐이지 않는가.

 

그렇다고 평범한, 그러니까,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하고 오랫동안 육신의 고통, 어쩌면 비생산적인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수많은 삶을 과연 무의미하다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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